선거의 가치를 훼손하는 원우회에 답을 구합니다.

지워진 목소리는 어느 장부에 남는가


저는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다음 날,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당선을 확정한 공고가 올라왔고, 제가 쓴 글은 삭제되었습니다. 답변은 받지 못했습니다.

질문을 남긴 사람은 여기 있는데, 질문은 없었다고 합니다.


선거의 가치는 당선자를 정하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선택할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하고, 구성원의 뜻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당성을 얻는 것입니다. 제가 앞선 글에서 물었던 것도 그 과정이었습니다. 누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알고 어떤 절차를 거쳐 대표를 맞이하게 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제 글에 잘못된 사실이 있었다면 바로잡으면 됩니다. 이의제기의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필요한 절차를 안내하면 됩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면 그 이유를 밝히면 됩니다. 그런데 아무런 답 없이 글을 지운 뒤,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하면 저는 어디에 다시 물어야 합니까.

선거위원 여러분께서는 제 글을 읽으셨습니까. 읽으셨다면 무엇을 검토하셨으며, 어떤 이유로 답변 대신 삭제를 택하셨습니까. 원우가 남긴 이의 하나를 기록에조차 두지 못할 까닭이 있었습니까.


우리나라의 거리에는 오래전부터 권력이 내놓은 답에 의문을 제기하고, 때로는 그 답을 거부하며 새로운 질서를 요구해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이번에는 질문을 들고 거리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이것이 저 혼자만의 의문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토요일에만 수업이 이루어지는 우리에게는 서로의 생각을 나눌 시간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한 주의 일을 안고 학교에 왔다가 수업이 끝나면 다시 제 삶으로 돌아갑니다. 원우회 소식에 관심을 두지 못하는 사정도 있을 것입니다. 그 소원한 관심 속에서 저는 묵묵히 기록합니다. 관심이 닿지 않았다고 해서, 일어난 일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난당한 물건에는 가격이 있습니다. 그 손실은 계산되고 장부에 남습니다. 그러나 원우회의 계산에 가려지고, ‘이의제기 없음’이라는 한 줄에 묻힌 제 목소리는 어느 장부에 남습니까. 제가 질문했다는 사실까지 여러분의 판단에 맡겨야 합니까.

선거위원 여러분께서는 이번 선거의 절차를 지킬 책임을 맡으셨습니다. 그 책임에는 불편한 질문을 듣고 답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의제기에 답하는 대신 글을 삭제한 일이 스스로 지켜야 할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십시오. 저는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삭제한 글을 복원하고, 제 이의제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밝혀주십시오. 이의제기가 없었다는 공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십시오.

이 글을 남기는 지금도 저는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떳떳하다면 이 글을 지우지 마십시오.
제가 물었던 그 자리에 답을 남겨주십시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우
양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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